#코로나 때문에 답답한 마음을 여행 사진을 보며 풀어본다~
2017년 프랑스에서 황홀한 시간을 보내고 돌아 온 남매는 2년 뒤 다시 프랑스에서 만나기로 하였고, 나는 방콕에서 출발, 동생은 서울에서 출발하여 중간 기착지에서 만나 파리로 도착했다.
사랑하는 파리를 뒤로 하고 먼저는 남부 도시를 가 보기로 했는데, 먼저는 스위스 국경 도시인 Annecy에 가기로 하고 기차표를 예매해 두었었다. 오전 9시 49분 기차.
오전 6시반에 도착했으니 한 시간 정도면 이미그레이션 통과해서 짐 찾고 파리 시내까지 가도 두시간 반이면 넉넉하겠지 예상했던 것은 오산 ㅠㅜ 너무나 많은 인파로 인해 이미그레이션은 인산인해. 일하는 직원은 단 3,4명 뿐...
기차시간에 못 맞추는 것은 당연하겠다 싶어 차라리 마음 편히 늦게 가자 싶어 이미그레이션 대기줄에서 분기차표를 바꿨다.
오후 12시45분 기차 : PARIS GARE DE LYON 출발
2시간 늦어져서 아쉬웠지만 다행히 추가요금 50유로 정도만 내고 바꿀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이럴 때를 대비해 변경 가능한 티켓으로 구매하는 것이 좋다.
파리에 온 게 실감난다~ 그런데 3번째 방문인 이번에는 여태까지 느껴보지 못했던 코를 찌르는 지린내가 진동을 한다. 파리를 불호하는 사람들은 이 지린내 때문에 파리가 싫다고 하던데 이번에 처음 맡아보고 그 이유를 알겠더라.
뜨끈한 커피로 몸을 지지고 파리지앵 소울 담은 곡물 바게뜨로 아침식사~
모닝에도 포기할 수 없던 베리피스타치오타르트 ♥
떼제베로 4시간을 달려달려 안시에 도착했다.
도착하자마자 역 앞 풍경이 너무 예쁘니까 사진 찍고 싶은 충동이 불끈불끈.
거의 5시가 다 되어 가는데도 아직 해가 쨍쨍하구나!! 2시간 늦게 와서 많이 못 놀 줄 알았는데 다행히도 해가 길어서 마을을 둘러 볼 수 있겠다. 신나게 숙소에 짐을 던지러 간다.
2박 3일간 지낸 숙소는 HomeExchange를 통해 알게 된 Laura라는 친구의 집이다.
HomeExchange는 내 집과 다른 사람 집을 바꿔서 지낼 수 있게 하는 웹사이트인데, 멤버십을 사면 받는 포인트를 서로 주고 받으면서 다른 멤버의 집을 내 집처럼 이용할 수 있는 것이다. 여행지에서 호텔이 아니라 실제 가정집에서 지낼 수 있는 완벽한 형태의 Home away from home 이라고 할 수 있다.
Laura와는 최근 코로나 사태 때문에 잘 지내는 지 걱정이 돼서 다시 연락하고 친구로 지내고 있다. 이렇게 이어져 가는 인연도 생길 수 있으니 잘만 활용하면 멤버십(약 150달러)이 아깝지 않다.
안시 역이 있는 다운타운에서 걸어서 10분 정도 떨어진 숙소에 짐을 놓고 옷을 갈아입으니 저녁 6시 안 되어서 집을 나서게 됐다.
현대적인 느낌이 물씬 들면서도 작위적이지 않고 올드타운과 잘 융화되어 있는 모습의 마을은 완벽한 배산임수의 조화를 이루고 있어 누가 봐도 사람이 모여들 수 밖에 없게 보인다. 걸어오는 내내 좋은 동네다~ 라고 생각하며 들뜬 마음이 쉽사리 가라앉지 않아 해가 지기 전에 조금이라도 동네에 익숙해 지고 싶었다.
https://goo.gl/maps/XWb6XWUTWYju5i2v6
도보 약 5분 정도의 거리에 호수공원이 있어 그쪽으로 향했다.
안시는 호숫가를 둘러싼 도시로 길게 온다면 하이킹이나 사이클링을 하기에 안성맞춤의 도시이다. 도시에 자전거 코스가 있고, 산으로 트래킹 가는 투어프로그램 예약도 가능하다.
9월 중순 오후 6시에도 수영하는 사람이 꽤 있다.
해가 지면서 산이 금빛을 띈다. 집 앞에서 이런 풍경을 볼 수 있다니 안시 주민들은 행운이다.
공원을 걷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거의 대부분이 주민 같았다.
블로그용으로 사진을 찍은 게 아니라서 자꾸 내 사진을 업로드..
이런 평화롭고 예쁜 정원 같은 공원이 꽤 크게 조성되어 있다.
(Parc Charles Bosson / 뒤에 보이는 건물은 임페리얼 팰리스 호텔)
그리고 하이라이트는 이 산책로다. (Promenade Docteur Paul Louis Servettaz)
안시 올드타운까지 쭉 뻗어져 있는 호수공원길은 거리가 상당함에도 불구하고 걷기에 부담스럽지 않다. 그림같은 노을과 호수 위에 떠 있는 조형물, 그리고 시원한 바람까지 완벽한 조화를 이루는 곳이다.
돈 한 푼 쓰지 않았는데도 눈과 마음이 정화되고 밝아지는 이 느낌.
이렇게 예쁜 걸 보니 마음이 절로 깨끗해지고 사람이 온순해진다.
지긋지긋했던 일과 사람때문에 내 안에 차곡차곡 쌓여가던 독기.
안으로는 악을 바락바락 쓰면서도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척 속썩어가는 나날들.
살짝 닿기만 해도 날이 하늘까지 서 있던 매일.
사람은 극한의 상황에 치달았을 때 본모습이 나온다던데. 악 쓰는 모습이 진짜 내 본모습인가?
지금 여기서 고요하고 평화로운 일상의 미를 보며 "이런 게 사람 사는 거지" 라고 미소 짓는 모습이 진정한 나의 본모습일까??
9월 중순에도 날씨가 춥지 않았으나 저녁에는 쌀쌀하다고 느낄 수도 있으니 이 즈음 여행을 할 것이라면 간단히 밤에 걸칠 것을 준비하면 좋다.
'퇴사+방콕'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남프랑스 안시 Annecy 올드타운 Old Town (0) | 2020.04.25 |
---|---|
방콕에서 땡전 한 푼 없이 에어비앤비 호스트가 되다 (1) | 2019.06.23 |
잠깐 싱가폴로 마실 다녀오기 (2) | 2019.04.19 |
남의 연애에 아파하기 –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 가장 따뜻한 색, 블루 / 이터널 선샤인 (0) | 2019.04.09 |
방콕 월세 집 구하기 (2) | 2019.04.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