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퇴사+방콕

한남과 김치녀 치앙라이 여행 중에 만난 한국인 커플이 나에게 특이한 질문을 했다. 인도나 유럽 여행을 할 때면 성희롱, 캣콜링(CatCalling) 이 빈번했는데 여기서는 그런 일을 겪은 일이 없어 좋았다며 태국인의 성향에 대해 묻는 것이다. 외국인이 많은 방콕에서는 손님을 무례하게 대하는 경우가 있긴 하다. 관광지에 가면 뜨내기 손님에게 불친절하게 대하는 것은 으례 있는 일이니 안 가면 그만이다. 또 불금에 거나하게 취한 사람들이 소리 지르는 것도 딱 한 번 본 적이 있긴 하지만 나에게 위해를 가하는 일은 아니었고, 지나가는 사람에게 시비를 건다거나 희롱을 하는 것을 보거나 겪은 경험은 없다. 그래서 이 질문은 신선했다. 생각해 보니 미국이나 유럽에선 지나가는 차에서도 Sweet Mama! 라면서 소리를 지르거나, .. 더보기
치앙라이의 별 방콕의 어두운 공기에 진저리가 나 즉흥적으로 치앙라이행을 결정했다. "치앙라이에 또?" 처음 왔을 때는 방콕에서 가장 저렴한 비행기표가 치앙라이행이어서 아무 계획 없이 왔다가, 터미널을 둘러싸고 조성된 읍내 수준의 치앙라이 시내 15분 반경에 별이 쏟아지는 아름다운 시골마을이 주는 깨끗하고 투명한 공기에 반해 이 도시에 빠져 버렸다. 그렇게 방콕으로 돌아와 치앙라이를 앓다가 이렇게 되돌아 오고야 만 것이다. 와 보지 않으면, 또 시골감성이 없으면 아무리 말 해 준다 한들 다시 오는 이유를 알 수 없을 터이다. 나는 수도에서 자라 다른 나라에서도 수도나 주도에서만 살았지만, 어려서부터 시골 생활을 동경했고, 갈 수 있는 시골이 있는 사람들이 부러웠다. 시골에 대한 동경은 강원도 우리 엄마의 먼 친척 집에 .. 더보기
태국에서 상간녀 될 뻔한 이야기 회사에서 알게 된 동료 중 나에게 관심을 보이는 사람이 있었다. (이하 ‘그 놈’으로 지칭) 회사 행사에서 성격 테스트 같은 걸 했는데, 같은 성격으로 분류 돼서 알게 된 사이이다. 내 착각이라고 하기에는 ‘와인 마시러 가지 않을래’, ‘그 날 귀엽더라’ 등의 썸썸한 대화들을 나눴기에 그냥 친구로 나에게 다가왔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 놈은 운영팀에서 꽤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이어서 조심해야 될 것 같다고 생각해서 친한 친구에게도 이런 일이 있다고 얘기하진 않았다. 회사 전체 파티가 있던 날, 다들 취하기 시작할 때 쯤 그 놈이 루프탑바에 가지 않겠냐고 해서 둘이서 장소를 옮겼다. 태국에 오고 처음으로 루프탑바에 온 건데, 그것도 썸남이랑 단 둘이 오다니! 12월이라 바람도 시원하고 분위기도 좋고 얘기도.. 더보기
태국에서 컴플레인하면 어떻게 될까? 태국에서 살다보면 여행으로 왔을 땐 전혀 느낄 수 없는 ‘빡침주의 사건’들이 참 많다. 한국에서는 ‘상식’이라고 여겨지는 일들을 태국에서는 너무나 경험하기 힘들다. 이상한 기운을 느끼기 시작한 것은 태국에 온 지 한 달이 조금 넘었을 때 부터였다. 편의점에서 물건을 고르고 계산을 위해 계산대로 향한 나는, 두 개의 계산대에서 이미 계산 중에 있던 사람들 중 먼저 자리가 비는 곳에서 계산을 하기 위해 그들의 뒤에 떨어져, 중간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너무나 상식적이게도 이렇게 중립적으로 줄을 서서 기다렸다. 왼쪽 사람이 먼저 계산을 마치고 나갈 때가 되어 그쪽에서 계산하면 되겠다 싶었다. 그런데 너무나 갑작스럽게 한 태국 남자가 그 사람의 바로 뒤에 서는 게 아닌가? 그리고 계산을 마친 사람이 나가자 자기 .. 더보기
약속 안 지키는 태국 사람들 외국인들끼리 하는 말이 있다. Because Thailand! 태국 사람들이 들으면 기분 나쁠 말이긴 한데, 태국에 살면서 불만스러운 부분에 대해 “도대체 이건 왜 이럴까?’’ 라고 얘기하다 보면 장난스럽게 돌아오는 대답이다. “태국이니까!” Because Thailand의 상황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시간약속’이란 주제가 뒤로 밀릴 수 없다고 생각한다. 태국에 산 지 얼마 안 돼서 일어난 일이다. 같이 운동을 하다 친해진 태국 여자 아우(Auu)가 쉬는 날이 맞으면 같이 교외로 놀러 가자고 제안했다. 나는 방콕의 오염된 공기를 싫어하다 보니, 기회만 되면 나가려고 하지만 혼자는 몸이 안 움직여지던 차에 이렇게 태국 사람이 먼저 다가와 준 것이 너무 기뻤다. 거의 6개월이 다 되어 가던 차였는데도 불구하.. 더보기
퇴사해도 될까요? 누구나 다니는 직장에서 퇴사하는 것을 수십 번도 더 머리에 그린다고 하지만, 나는 사실 좀 다른 편이다. 가끔 상사가 꾸짖거나 갑작스러운 야근(당연히 무급)이 생기게 되더라도, 내가 만족하는 일을 하고 즐거운 사람들과 함께 일한다면 크게 개의치 않는 쪽이다. 입사 이후로는 구인 사이트에 접속하는 일도 없다. 그런데 1년을 간신히 채워 부랴부랴 퇴사를 하고 작년에 태국에 있는 회사로 이직을 했다. 왜? 이게 잘못 되었다는 것은 아니지만 어느 새부터 인 지 예전과는 다르게 새로운 여행지보다는 가봤던 곳 중 좋았던 곳에 다시 가는 것이 좋고, 도전 의식 없이 하루하루만 살아내기에 급급해 진 내 모습을 발견하고나선 내 자신이 미워져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무작정 퇴사부터 하고 보는 것은 반대다. 퇴사를 앞두..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