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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방콕

하늘을 나는 꿈을 꾸고 싶나요? 태국에서 알게 된 대만 인디밴드 – 선셋 롤러코스터 ( SUNSET ROLLERCOASTER )


나는 꿈을 자주, 생생하게 꾸는 편인데 거의 대부분은 형편없는 스토리텔링의 개꿈이 많은 편이다.

그래도 예지몽을 적도 있고 (그렇다고 일어난 일을 돌이킬 수는 없었지만), 반복적으로 꾸는 행복한 꿈도 있다.


 

기억이라는 것을 하기 시작한 나이부터 비정기적으로 선물처럼 꿔지는 꿈이 있는데, 바로 하늘을 나는 이다


내가 살포시 점프를 하면 몸이 가볍게 두둥실 오르고, 접영할 처럼 팔과 다리를 움츠렸다 폈다 하면서 자유자재로 다니는 것이다. (심지어 피터팬, 팅커벨과 같이 날기도 했다! 그렇다면 나는 웬디)

 


속의 사람들 중 나는 하늘을 있는 사람인데, 모두들 나를 신기하게 바라보고 나는 그들에게 나는 법을 가르쳐 주려고 한다 느낌은 꽤나 생생한 것이어서, 어렸을 때는 내가 실제로 비밀스럽게 실행했던 일이라고 착각까지 했다.


 

속에서 나는 없이 행복해서 꿈에서 깨고 기분에 취해 한동안 침대 위를 부유한다.


 

그렇지만 하늘을 나는 꿈은  말했듯이 선물같이 주어지는 것이어서, 자주 꿔지지 않는다. 나는 자주 하늘을 날고 싶어서 속에서 꿈을 조절하는 방법 (자각몽) 찾아보기도 했다. (꿈에 100% 몰입해 버리는 타입)


 

최근에 꿈을 것은 2018 6월 16일로, 날은 극과극을 달려 너른 벌판이 내려다 보이는 높은 하늘을 끊임없이 날아다니다가, 깊은 바다 속으로 들어가 헤엄을 치던 꿈을 꿨는데, 이때까지 비행 중에 가장 생생하고도 형용할 없는 벅찬 감동을 느껴버리고 말았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일기장에 자세한 내용을 적어내려갔는데 분량이 일기장 4장을 넘겼다. 그리고 나서 생각 것은, 내가 최근에 꿈의 BGM 으로 영락없이 맞아 떨어지는 곡을 접했다는 사실이었다.



 

My Jinji by Sunset Rollercoaster (落日飛車)



 

Jinji Kikko 라는 미니앨범에 수록 My Jinji 근처 카페에서 들었던 , 직원에게 곡의 제목을 알려달라고 물어봤으나, 직원이 어떻게 확인하는 방법을 몰라서 포기할 밖에 없었다. , 똑같은 카페에서 노래를 들었을 카페 주인이 있었다. 그렇게 알게 선셋 롤러코스터.


 

대만에서 1년간 살았지만, 이런 감성의 밴드는 들어 본 적 없었다. 사실 이런 감성의 밴드가 대만에서 나올 수 있을 거라고는 전혀 생각 못 했다. 광활한 벌판을 날아다니는 듯한 느낌을 주는 음악. 추운 겨울 날 따뜻하게 보일러로 때워진 방바닥에 이불을 덮고 누워 한없이 밑으로 밑으로 가라앉는 것 같은 느낌을 주는 음악. 망망대해 위에 유유히 떠서 두려움은 없이 어디론가 흘러가는 것 같은 느낌을 주는 음악. 누군가에 혹은 무언가에 쫒기다 드디어 해방되어  몸이 없어지는  같은 자유를 느끼게  주는 음악


선셋 롤러코스터의 음악에 빠져서 하루 종일 배경음악으로 틀어 두기도 하고, 똑같은 꿈을 꾸기 위해 의도적으로 음악을 틀어 두고 자 보기도 했지만 그 후로 선물 같은 그 꿈은 찾아오지 않았다. 


하지만 언제나 선셋 롤러코스터의 음악을 들으면 그 꿈이 상기되면서 기분이 부풀어 오른다.


2월 22일에 방콕에서 열린 Mangosteen Festival 에 선셋 롤러코스터가 온다고 해서, 없는 살림에 입장권을 사서 다녀왔다.


결과는 ‘내가 올 해(2019년) 한 짓 중 가장 잘 한 짓’.


내가 좋아하는 밴드가 실제로 라이브에서는 잘 못해서 싫어지면 어떡하지 하는 걱정도 있었다. (실제로 그런 경험 있음) 하지만 기우에 불과했을 뿐 아니라 이제 그들로부터 더더욱 헤어나오지 못하게 되었다. 


음반도 명반이지만 그 명반을 더욱 빛나게 하는 편곡과 변주, 거기에 더불어 멜로디 하나 하나에 정성을 쏟아 연주하는 그들의 모습에 반해 버렸다. 실제 밴드 멤버 얼굴은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는데, 다들 개성있고 멋있다.


이 페스티벌의 메인 행사는 Kodaline 이어서였는지, 선셋 롤러코스터는 노래 한 곡을 원래 길이대로 연주하지 않고 편곡했는데, 더 오래 듣지 못해서 아쉽기는 했지만 편곡한 것도 어색하지 않아서 마음에 들었다.


다음 순서의 밴드 음악은 내 스타일이 아니어서, 아쉬운 마음을 안고 밖에 나와 바람을 쐬는데, 멤버 한 명이 푸드트럭을 돌아다니면서 음식 구경을 하고 있었다. 꼭 전해 주고 싶은 말이 있어서 실례를 무릅쓰고 말을 걸었다.


“저 선셋 음악 정말 좋아해요. 여기 온 이유도 단 하나, 선셋 때문이었어요. 앞으로도 계속 음악 해 주시고, 태국이랑 한국에도 많이 와 주세요. “



나름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고, 악수를 하고 헤어졌다. 

언젠가 새로운 곳에서 만나도 나를 기억해 주었으면



오늘은 꿈을 꿀 수 있을까? 다시 날아보고 싶다.